함평에는 '소라식당'이 두 곳이 있다. 함평읍에 '소라식당' 그리고 해보면에 '소라식당'이 있다.
함평방송에서는 몇 개월전부터 '소라식당'이 착한 가게로 지정되어 있음을 알고, 분명 주인은 선한 마음을 갖고 계신 분이시리라 미뤄 짐작하고 '소라식당' 사장님을 인터뷰하고 싶었다.
통상 인터뷰를 할려면 “인터뷰하러 갈렵니다.”하고 요청한 다음 답을 듣고 간다. 그런데 이날 '소라식당' 인터뷰는 그렇게 진행되지 않았다.
5일 오후 1시가 넘어 점심을 먹기 위해 '소라식당'을 찾았다. 가끔 들리는 중국집 '소라식당', 주방장이자 사장님을 사실 이날 처음 뵜다. 한창 바쁜 시간이 지나고 식당을 방문한데다 함께 동행한 사람이 서애심 사장님을 잘 아는 분이셨기에 사장님께서 주방에서 우리 앞으로 다가오셨다. '기회는 이때다.' 싶었다. 예정에 없던 인터뷰를 시작했다.
Q_사장님, 처음에 중국집을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A_우리 신랑이 16살 때부터 요리를 했어요. 신랑은 학다리 월산리 출신이에요. 저는 친정이 옥천주조장이라고 지금 광주은행 뒤, 옛날에는 그 자리가 논이었어요. 저는 시집가서 홀시아버지를 11년동안 모시고 살았어요. 그 때 나는 농사 짓고 우리 신랑은 학다리 식당에 나가 11년 동안 요리사로 일했지요. 그러다가 지금 군청 올라가는 디 장록 사무실 거기서 처음 중국집 문을 열었어요. 1985년 일이에요.
Q_그래요? 함평방송 맞은 편이 장록 사무실인데 '소라식당' 시작이 거기였군요. 그때 얘기 좀 해주세요.
A_그 때 우리 애들이 셋이었어요. 애들 데리고 그 때 함평으로 나왔는디 애들이 9살, 7살, 5살 이랬어요. 처음에는 가게 세가 없어서 300만원을 빚내서 시작했어요. 식당자리도 째깐했어요. 지금 장록사무실 반이나 되앗을 거예요. 1985년 3월 15일이 첫 개업한 날이예요. 소라식당 상호요? 식당 상호는 우리 오빠 이름이 서병렬인디 이 오빠가 해보에서 '소라식당'이라고 중국집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 내가 오빠한테 말했어요. “오빠 나 우리 식당 이름을 '소라식당'이라고 헐래.” 그래가지고 상호를 소라식당으로 하기 시작헌거예요.
Q_그러셨군요. 해보 오빠네 소라식당은 지금도 영업해요?
A_네 해요. 지금은 우리 성님 혼자 해요. 오빠께서 40대 때 돌아가셨거든요. 오빠 돌아가시고 중국 음식은 안 하고 지금은 한식으로 바뀌었어요. 상호는 그대로 '소라식당'이에요.
Q_장록 사무실 자리서 '소라식당'을 시작해서 지금 이 자리로는 언제 옮기셨어요?
A_그러니까 장록 사무실 그 자리서 1년인가 2년 허고 있는디 가게를 비라 헙디다. 쪼끔 일어설라고 헌디 비라고 헌게 서럽디다. 모아놓은 돈도 없고 마땅히 갈 곳도 없이 막막헌디 바로 우리 식당 앞에 신협이 있었어요. 신협 다니시는 분이 우리가 착허다고 재산도 없는디 대출을 해줍디다. 그래서 지금 세*장 함평공원 올라가는디 거기 근처 가게를 샀어요. 거기서 쪼까 중국집을 했어요. 매나 '소라식당'이라고 간판 걸고 했어요. 그러다가 지금 이 자리가 나와서 그 가게를 폴고 이 곳으로 옮겨 왔지요.
Q_그럼 이 가게는 사서 온 거네요?
A_그러재라우. 여기가 옛날 김0진씨라고 군수 나온 양반이 운영했던 삼성전자 대리점 자리예요. 그 때는 여기 바로 앞이 함평터미널이었재라우. 지금 터미널은 저 아래로 가버렸재만. 이 자리가 참 좋아요. 이리 온지 20년이 넘었어요.
Q_직원은 몇이나 됩니까?
A_직원이요? 직원이 셋 됐다가 다섯 됐다가 허요.
Q_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A_우리 둘째 딸하고 나하고 아들하고 허는디 사위 둘이 도와주러 오면 다섯이고, 안 그러면 셋이요. 우리 사위 둘이 참 착해요. 엄마 힘들게 일 한다고 와서 도와줘요. 사위들이 선생이고. 기*회사 다니고 그런디 시간 날 때마다 와서 도와주니 참 고마워요. 회사로 치면 우리 '소라식당'은 가족 회사재라우. 그런게 가격도 요기 보다시피 싸게 파요.
Q_맞아요 사장님, '소라식당'은 착한가게로 지정되었지요? 왜 가격을 이리 싸게 파세요.
A_우리 식구들이 허고, 내 가게인게 크게 나가는 게 없잖아요.
Q_그래도 다른 가게 보면 제 가격 받는다고 다 가격을 올리잖아요?
A_우리 집에 오시는 할매들이 싸고 맛있다고 말해싸요, 그리고 이리 하는 게 내가 마음이 편허고 좋아요. 우리 신랑 장기복씨가 돌아가신지가 10년이 되었고, 저와 우리 식구들이 11시에 문을 열고 3시까지 일하며 소라식당을 운영한지가 38년이 되네요. 앞으로도 음식 맛있게 해서 착한 가격으로 쭈~욱 팔랍니다.
그날 나는 짬뽕 한 그릇을 비우면서 서애심 사장의 인생사이자 '함평소라' 식당 역사를 들었다. 돈 욕심 부리지 않고 배 고픈 사람들에게 싸고 맛있는 음식을 내 주는 소라식당은 굳이 종교적인 해석을 안 하더라도 큰 복 짓는 일을 부지런히 하고 계셨다.
식당 문을 나서면서 '다음에 소라식당을 들리면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아니 잡채밥을 먹을까?' 기분 좋은 생각이 마구 머릿 속에서 요동쳤다. <저작권자 ⓒ 함평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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