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가득찬 ‘학교 사랑의원’

정훈_원장

조영인 기자 | 입력 : 2024/07/12 [17:43]

 

▲ 정훈_학교사랑의원 원장    

 

지역 어르신들이 건강 적신호를 느낄 때 편히 방문을 독려할 만한 함사거리 정류장 옆에 <학교사랑의원>이 정직성과 맞닿은 위치에서 시선을 끈다. 학교사랑의원은 정훈 대표 원장을 포함하여 직원 5명이 소담하게 이끌어가는 병원이다일반적인 진료 시간은 점심시간을 포함하여 평일 기준 830분부터 오후 530분까지, 수요일과 토요일은 8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단축 운영한다.

 

정훈 원장은 학교면에 20153월부로 개원한 뒤로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어느덧 만으로 10년 차를 앞둔 의사이다. 인천이 고향인 그가 지방으로 내려와 개원한 계기는 특별하진 않지만, 일상에 스미는 존재의 소중함처럼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의학 공부 도중에 공중보건의 직을 수행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광주가 고향인 아내와 만나면서 결혼에 골인했다. 사랑의 힘으로 아내의 터전인 광주로 옮기면서 슬하에 아들 둘을 둔 아빠가 되었다. 본인은 공무원 아버지와 전업주부인 어머니의 보살핌에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한눈팔지 않고 의사를 밀고 나갔다. 공부 잘하는 상위권 학생들이 한 번쯤 꿈꿔 본 적 있을 선망의 대상이지만 그 꿈의 실현은 지난한 과정을 동반한다는 것 역시 모르지 않는다. 평범한 집안이라서, 친인척 중 의사라는 연줄도 없었으며 더욱이 혈연·지연을 갈구하지 않고 정훈 원장 스스로 굳건히 공부하여 자수성가한 일면을 통해 성실성을 엿본다.

 

▲ 함사거리 정류장 옆에 위치한 '학교사랑의원' 전경    

 

어머니가 전해주는 정훈 원장의 유년 시절은 꽤 몸이 허약했다고 전한다.

너도 어릴 때 항상 아팠다. 그때 병원이 없었으면 치료받지 못했을 것이야.”

어릴수록 병원이 공포감을 조성하는 곳으로 느껴질 텐데, 역설적으로 자주 방문한 장소에서 꿈이 피어올랐다. 암묵적으로 병을 예방하고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건강을 되찾는 것은 병원이 큰 역할을 하고, 의사라는 직업은 대단한 거구나.” 그가 절실할 때 병원의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돈을 벌면서도 남한테 봉사할 수 있는 직업인 의사가 운명처럼 다가왔다.

 

단지 의례적으로 담임에게 제출하는 장래 희망 입력란에 보여주기식으로 의사를 적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부에 전념하였더니, 노력은 찬찬히 빛을 발해갔다.

 

▲ 직원들과 함께    

 

<학교사랑의원>은 가정의학과로 분류되어 다양한 진단을 원하는 환자들이 찾아오기에, 내과, 비뇨의학과, 신경외과, 안과, 외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등 진료 범위가 넓다. 현실적으로 농촌 지역 의료기관은 종합병원, 대학병원같이 풍족한 의료기기를 둘 수는 없다. 지역 소멸을 걱정하고 유입 인구보다 유출 인구 수치의 격차가 더 커지는 미진한 현실을 인정하면서, 소규모 일지언정 농촌 의료기관의 부재가 더 큰 재앙이라는 사실이다.

 

농촌 지역의 의사로 양가적인 책임감이 뒤따른다. 거주 인구가 월등히 적고 평균 연령 70세 이상의 어르신 환자 위주로 방문하는 경향성을 염두하며, ‘아픔이라는 불편을 느낄 시 고민 없이 방문할 수 있는 안식을 선사하는 병원의 목록이 존재해야 한다. 거동이 편치 않고 기동성이 부족한 노인들이 매번 인근 광주 병원까지 갈 수 없는 노릇이 아닌가. 그런 상황에서 농촌에 거주하는 분에겐 중간 역할을 하는 병원이 있고 편하게 방문하여 아픔에 대해 상담할 수 있는 의사가 있다는 것은 한시름 놓는 행복한 선택지가 된다. 덧붙여 안도감을 주는 친숙한 병원, <학교사랑의원>이 선사하는 상징성이 바로 그것이다.

 

저희 같은 의원 격 시골 병원은 조금은 다른 접근이 필요한 것 같아요. 가감 없이 표현해 보자면, 여기서 환자를 수술해서 있던 병을 고치고 완치에 이르는 기적을 선물할 수는 없어요. 대부분 연령대가 높으신 어르신들이 방문하는 곳으로 이미 만성질환을 가지고 계시고 본인들도 인지하시죠. 그다음에 근골격계 질환이 90% 이상입니다. 소위 걷는 데 고통을 호소하시죠. 주기적으로 물리치료를 제안하고 가벼운 주사 치료로 고통을 덜어주는 식이죠. 우리는 환자의 얼굴을 쉽게 기억해요. 출석하듯이 찾아오시는 환자분들이 많은 덕이죠. 매일매일 오셔서 확실히 조금 더 좋아졌습니다.’라며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주실 때가 저희만의 기쁨이고 보람이라는 사실을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환자들의 방문 비율을 할머니, 할아버지 성비로 따져보면, 8:2 혹은 7:3 수준이다. 단순히 질병을 진단하고 약을 처방하는 의사 이상의 역할이 필요하다. 어르신에게 친근하게 대할수록 병원을 향한 긍정적인 평판이 배가 된다.

 

대체적으로 어르신들은 인심이 좋고 병원 방문에 거리낌이 없으므로 친연성이 높은 의사가 되어 함평이라는 지역사회와 깊이 연결된 삶을 산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촌 인프라의 한계를 여실히 느끼지만, 그 불안감만은 환자가 끌어안지 않길 바란다. 정훈 원장의 책임감은 이 지점을 기반으로 구심력이 모인다. 농촌은 지역민끼리 서로를 잘 알고, 도시와 다른 끈끈한 공동체를 형성한다. 환자들은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오기도 하지만 병원을 방문하는 순간 긴 대기시간이 있을 땐 줄곧 익숙한 주변인들과 친밀한 대화를 나눈다. 의사도 그런 친밀성을 소중하게 여기며 친근하게 대할 필요가 있다. 원장으로서 운영 지론과 연결된다.

 

비단 어르신 환자뿐만 아니라 시골에는 면마다 마땅한 소아청소년과가 없기에 부모가 애들을 데리고 급하게 감기 문제로 심심치 않게 찾는다. 유아기 부모는 젊은 나이에 속하기에 SNS 검색 능력이 뛰어나 어떤 증상을 느끼면 자가 진단을 어느 정도 한 상태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어르신들은 오롯이 의사의 진단에 준거하고 전적으로 믿는다. 그렇기에 정훈 원장은 <학교사랑의원>이라는 손수 지은 병원명처럼 최대한 환자들을 사랑의 시선으로 증상의 경중에 상관없이 최대한 자세히 설명해 드리려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병원이 바쁜 일정을 소화할지언정 창문을 열고 풍광을 살피면 흔히 보이는 학교면의 전원적인 모습, 환자들이 보여주는 따뜻한 인간미가 그를 지속적으로 충전시킨다. 한 명뿐인 원장 신분으로서 부담감보다는 같이 일하는 직원들, 환자에게 충실히 하려고 중점을 둔다. 그가 십 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학교사랑의원>을 운영하며 거스를 수 없는 무력감을 절감할 때도 있다. 노인들은 겨울나기에 유독 힘들어한다. 계절에 따라 건강에 긴밀한 영향을 끼친다. 흔히 어르신들은 봄, 여름, 가을을 평온히 잘 지내시다가 겨울을 지내고 나서 급변적으로 건강 악화를 직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겨울을 기점으로 연세 별로 부고 소식을 많이 접한다. 고령화된 지역에서는 암이라는 질병으로 작고하신 분들도 많기 때문이다.

농촌 지역의 의사가 겪는 다른 결의 상실감, 재 상기되는 슬픔이 깃든 기별에도 잠식되지 않고 초심을 다잡는다.

 

저는 우리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자신의 일상을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사력을 다할 것입니다.”

 

<학교사랑의원>은 병원을 찾는 어르신들이 직면한 건강 문제를 해결하고 챙기는 것을 선두로 하면서, 환자들을 대면하는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사소한 온정이 끼치는 영향력을 간과하지 않기로 한다. 아프신 분들이 우리 병원을 방문하고 간 후부터는 좀 덜 아파지시길 바라며, 이를 단순한 일로 치부하지 않고 언제나 프로 의식을 발휘하여 지역 사회와 공존하며, 함께 상생하는 관계라고 여길 것이다. 사랑으로 가득 찬 병원에 방문하는 환자들이 병원문을 여닫을 때는 고통에 신음하기 보다는 미소가 깃들길어르신들의 안녕을 바라며 인애를 베풀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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